[NBA]개막후 40일 열전… NBA 중간판세는 西高東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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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의 기세가 4년째 꺾일 줄 모른다. 올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초반 판도는 '서고동저(西高東低)'다.

서부지구 중서부조에 속한 댈러스 매버릭스가 개막 후 파죽의 14연승을 올려 강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매버릭스는 8일 현재 18승2패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태평양조의 새크라멘토 킹스(17승5패)가 따라붙고 있다. 반면 지난 세 시즌 동안 명장 필 잭슨 감독의 지휘 하에 섀킬 오닐-코비 브라이언트 콤비의 원투펀치를 앞세워 미 대륙을 평정했던 LA 레이커스(8승13패)의 초반 성적은 초라하다.

댈러스의 초반 강세는 마이클 핀리·스티브 내시·덕 노비츠키 등의 활약 덕분이다. 이들은 올랜도 매직의 트레이시 맥그래디와 더불어 NBA '11월의 선수'에 공동 선정됐다. 지난 시즌까지 밀워키 벅스에서 '빅3'로 불렸던 글렌 로빈슨(현 애틀랜타 호크스)-레이 앨런-샘 커셀을 능가하는 '삼각편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부상에서 회복한 닉 밴 엑셀과 래프 라프렌츠가 가세해 최고의 공격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30대 구단주 마크 큐반은 매버릭스 돌풍의 진원지다. 큐반 구단주는 1998년 승률 3할대에도 못 미치는 팀을 인수한 후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2001년 주안 하워드·팀 하더웨이 등 스타급 선수를 덴버 너기츠의 라프렌츠·밴 엑셀 등과 과감하게 트레이드했다.

서풍의 또 다른 중심인 킹스는 전문가 예상이나 'NBA. com'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NBA 공공의 적' 레이커스의 4연속 우승을 막을 가장 유력한 팀으로 꼽혔다. 유고 특급 페야 스토야코비치와 블라드 디박, 터키 전사 히도 터코루 등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크리스 웨버가 버티고 있어 오히려 레이커스 전력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킹스는 가드 마이크 비비가 시즌 전 발목 수술로 결장하고 있으며, 터코루·스토야코비치 등이 번갈아가며 부상해 완전한 전력이 아닌데도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보비 잭슨이 평균 20득점을 하며 비비의 공백을 메우고 있고, 지난 시즌 마이애미 히트에서 뛰었던 짐 잭슨이 최근 가세해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4연속 우승을 장담하는 레이커스는 예상 외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공룡 센터' 오닐의 발가락 수술 공백이 컸다. 오닐 없이 3승9패를 기록했던 레이커스는 그가 복귀한 후 5승4패를 기록하며 다시 시동을 걸었다. 7일 홈에서 벌어진 1위팀 매버릭스와의 경기에서는 1백5-1백3으로 승리해 여전히 우승후보임을 입증했다. 현재 자신의 몸 상태를 'C'로 평가한 오닐의 컨디션 회복이 레이커스 상승의 관건이다.

동부지구에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15승5패)가 1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뉴올리언스 호니츠(15승6패)가 공동 2위를 달리며 강한 서풍에 맞서고 있다. 페이서스는 지난달 29일 매버릭스의 15연승을 저지한 바 있다. 부상했던 최고참 레지 밀러가 복귀했고, 저메인 오닐이 중심인 젊은 라인업의 위력도 대단하다. 앨 해링턴·오스틴 크로시어·조너선 벤더 등 백업 요원들도 뛰어나 올시즌 동부지구 최강자 자리를 이을 가능성이 크다.

기대를 모았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워싱턴 위저즈는 9승11패로 지구 10위에 머물고 있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인 조던은 경기평균 최다득점(30.7득점) 타이틀을 '득점기계' 윌트 체임벌린(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30.1득점)에게 내줘야 할 처지다.

남은 63경기에서 게임당 20.5 득점 이상을 해야 타이틀을 지킬 수 있지만 올시즌 평균 17.1점을 기록 중이어서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문병주 기자

byungjoo@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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