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詩와 그림이 만났을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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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씨를 심자/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해바리기 씨를 심자…". 납북시인 정지용의 시 '해바라기 씨'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책에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 연씩의 싯구가 나오고 이미지에 맞는 삽화가 그려져 있다. 『시 읽는 아이』라는 시리즈로 묶인 이 시화집은 첫째권인 정지용 편에 이어 황순원의 '오리', 박용래의 '강아지풀', 일본의 단가 하이쿠를 발전시킨 바쇼의 '맨드라미', 프랑스 시인 자크 프레베르의 '학교에서 나온 우리는'으로 나뉘어 있다.

우리나라 시뿐 아니라 일본·프랑스의 시까지 다루고 있어 어린이책으로는 색다르며, 서정시·정형시·산문시 등 다양한 형식의 시들을 맛보게 해준다. 실린 작품들은 시인 최승호씨가 뽑은 것들이다. "2/자가/너를/흉내냈다"('오리')처럼 시각적 이미지가 강한 작품들이 많아 일곱살 아이들도 그림을 봐가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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