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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불확실' 과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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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SK는 최근 내부 품의와 결재를 하는 과정에서 모든 부서가 공시 위반 여부를 점검할 수 있게 전자결재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집단 소송에 대비해 문제가 될 만한 소지는 미리 없앤다는 취지에서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각 그룹이 잇따라 투자 확대와 공격적 경영 방침을 내놓고 있지만, 불투명한 변수가 많다. 환율.유가.내수 같은 경제적 변수 외에도 집단소송제와 인수합병(M&A) 위협 등 법적.제도적 변수 등이 도사리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그룹들은 의욕적 경영 목표를 내놓으면서도 내부적으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고민=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던 삼성은 올해 경상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23%나 줄인 14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환율과 IT경기 침체 때문이다. 삼성은 원화가치가 달러당 100원 오르면 그룹 전체 이익은 3조5000억원이나 줄어드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런 고민은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7세대 LCD 라인 조기 가동 등 공격적 투자와 경영으로 주도권을 이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오는 3월 완공되는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신경을 쏟고 있다.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공장 가동 초기 품질 및 효율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변수에도 신경써야=SK는 최태원 회장의 재신임을 놓고 소버린과 표 대결을 펼칠 3월 SK㈜ 주주총회에 신경이 온통 가 있다. SK 측은 "대주주 성향 등을 파악해 보니 재신임은 안정적"이라면서도 "주총을 앞두고 SK㈜ 직원들이 나서 소액주주들에게서 위임장을 받는 등 총력전을 펴겠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화는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한 검찰 수사 때문에 아직 올해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새 영역 찾기와 생존 고민=이런 와중에서도 일부 기업은 새 사업 영역 개척에 나서고 있다. CJ와 두산은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진로 인수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코오롱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 3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리해고 계획서를 18일 노동부에 제출했다.

이현상.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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