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위한 '빛의 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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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홀로그램 등을 작품에 활용하는 미디어 아트에 천착해온 중견 작가 심영철(수원대 조형예술학부 교수)이 4일부터 1주일간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다섯번째 개인전을 연다.

1986년 '빛의 단계적 표상'이라는 영상 입체작품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심영철은 개인전 말고도 1백여회의 국제전·단체전에 출품했을 만큼 부지런한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일렉트로닉 가든(전자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던 작업 경향이 조금 바뀌었다. 심영철은 "전자정원이 실내용이었다면 '환경을 위한 모뉴멘탈가든'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번 전시는 집 밖에서 환경을 만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가로·세로 10m×20m의 전시 공간을 채우기 위해 심영철이 도입한 매체들은 실로 다양하다. 프로젝터, 3D 영상, 홀로그램, 네온, 광섬유, 돌, 풀, 물, 살아있는 물고기 등.

파도치는 영상이 투사되는 벽면에서는 파도소리가 들리고 천장에는 예수의 얼굴이 투사된다. 관람자의 얼굴도 어딘가에서 촬영돼 예수의 얼굴 위로 오버랩된다. 전시장 안에는 지름 40㎝, 높이 120∼180㎝ 화강암 돌기둥 20여개가 들어서 있다. 세개의 기둥에서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고 세개의 기둥 안쪽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다.

이번 작품이 주는 공감각적 이미지와 느낌들은 실제로 작품 안에 서보지 않고는 전달하기 어려운 것이다. 심영철은 "절대자인 예수의 사랑과 인간간의 에로스적인 사랑 모두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02-736-1020.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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