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라 "스킨스는 내가 황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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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찰칵."

20만달러(약 2억4천만원)가 걸린 18번홀(파4·3백88m)에서 두번째 샷을 하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갑작스러운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라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공은 겨우 5m를 굴러가다 멈춰섰고, 우즈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난 듯 카메라를 든 갤러리를 무섭게 노려봤다. 캐디인 스티브 윌리엄스가 카메라를 빼앗아 호수에 던져버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우즈는 간신히 파 세이브에 성공했지만, 20만달러는 버디를 잡은 필 미켈슨(미국)이 차지했다. 스킨스게임 때마다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는 우즈의 불운은 이처럼 올해도 계속됐다. 반면 한물 간 선수로 평가되던 마크 오메라(미국·사진)가 예상 외로 가장 두둑한 상금(40만5천달러)을 챙겼다. 오메라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의 랜드마크 골프장(파72·6천4백32m)에서 끝난 '스킨스 게임' 이틀째 경기에서 다섯개의 스킨을 따내며 33만달러를 추가해 우승했다.

12번홀(파4) 버디로 5만달러를 챙긴 오메라는 21만달러(3스킨)가 쌓인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낸 데 이어 7만달러가 걸린 17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기록해 우승을 확정지었다.

오메라는 "우즈나 미켈슨에 비해 샷 거리가 짧아 고전했다. 21만달러가 걸린 15번홀에서 60㎝ 거리의 버디퍼트를 할 때는 무척 긴장했다"고 말했다.

왼손잡이 미켈슨이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모두 30만달러의 상금을 받았고,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17만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스킨스 게임에서 그레그 노먼(호주)에게 1백만달러를 '헌납'하고 한푼도 챙기지 못했던 우즈는 10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5만달러를 추가하는 데 그쳐 참가선수 4명 중 최하위(12만5천달러)에 머물렀다. 한편 참가선수들은 상금의 20%를 자선기금으로 내놨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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