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광고메일 보내주는 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9면

"처음엔 스팸 메일이거니 하고 그냥 삭제했는데,이제는 우리 집의 유용한 여행 정보지가 됐어요."

"여행에 더욱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수요일이 기다려져요."

여행 포털 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 마케팅팀의 시연주(28·사진) 대리가 매주 수요일 회원들에게 보내는 여행편지(Weekly Mail Magazine) 덕분에 자주 받는 감사 메일 내용들이다.

주5일 근무가 확산되면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떠나려면 어느 정도 예산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이때 시 대리가 보내는 여행편지는 유용하다.

여행상품 판매가 목적이지만 그의 여행편지는 '홍도 2박3일, 가격 00만원…' 식의 단순한 상품 홍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상품 소개는 최소한에 그치고 '겨울 낚시 즐길 수 있는 곳' 등 국내외 숨겨진 여행지 소개와 '피서지 요리법''여행 긴급 서바이벌 영어' 등 여행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래선지 매회 9만6천통 정도가 발송되는 여행편지는 상업 목적의 e-메일임에도 독자들의 80% 이상이 '정보성 메일'로 평가해 준다.

시 대리는 "지난 5월 이 일을 처음 맡았는데, 수많은 여행 관련 메일 가운데 우리 것을 읽게 만들려면 유익한 정보 제공이 관건이라고 생각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보 제공 위주의 메일 발송에 대해 초기엔 사내에서도 "왜 상품소개가 적냐"며 항의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회원들이 메일을 읽는 비율이 10%대에서 90%대로 높아지고 회사 매출도 점차 늘어나자 그런 갈등은 해소됐다.

회사 관계자는 "두 달 정도 다른 직원에게 맡겨 과거 형식으로 메일을 발송했더니 메일 오픈율이 10%대로 떨어져 시 대리에게 다시 일을 맡겼다"고 귀띔했다.

시 대리는 "알찬 정보제공을 위해 전문 여행가의 자문과 신문·잡지 등의 정보를 참고로 해 편지를 만든다"며 "겨울철에는 가족단위 온천 여행이 인기"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