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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월드공업사>요지경 車수리비고객 불신 씻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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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서울 서초동 오토월드공업사 김영호(34) 사장은 자동차 정비 경력 17년의 베테랑이다. 이 가운데 15년을 서초동에서 보냈고, 2000년 7월 카센터를 차려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예상대로 손님이 많이 찾아왔지만 고민거리가 생겼다.

"어떻게 해야 경영을 잘 할까 걱정이 되더군요. 저도 사장이 됐잖습니까. 정비야 자신 있었지만 고객 관리 능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종업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공업사도 키워야 하는데…."

그래서 창업하자마자 고객관리를 전산화 하기로 했다. 60만원을 주고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샀다. 2년 정도 이 프로그램을 썼지만 불편한 게 많았다. 소프트웨어가 고장나도 애프터서비스가 잘 안됐다. 골치를 썩이던 중 올 6월 KT가 서비스하는 비즈메카 '하이웨이'서비스를 만났다.

"이용요금이 싼데다 인터넷을 통해 프로그램을 언제나 내려받기해 쓸 수 있다는 색다른 매력에 끌렸어요."

3개월간 써 본 소감은 '대만족'이란다. 클릭 한 번으로 엔진오일·부동액 등 소모품을 갈아야 하는 고객들의 명단을 뽑아낼 수 있다. 자동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친절도 자랑거리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정비할 내용을 입력하면 견적서를 만들어 대형 정비업체와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정비업체의 가장 큰 약점인 불투명한 가격에 대한 불신을 씻는 계기가 됐다. 카센터의 안살림을 도맡고 있는 김사장의 아내 김정숙(30)씨는 "체계적인 관리 덕에 자동차를 잘 모르는 주부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퍼지며 예술의전당·서울예술단·식품공업협회 등은 오토월드를 믿고 회사 차량정비를 몽땅 맡겼다. 경정비협회에서는 김사장의 정보화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 협회 차원에서 회원사를 대상으로 ASP(온라인소프트웨어 임대) 도입을 권고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그는 이 서비스에 대해 아쉬움도 갖고 있다. 손님들이 예약을 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서초동에 있는 2백90여개의 경정비업체 가운데 15% 정도가 고객관리를 위해 전용 프로그램과 PC를 활용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김사장은 "경정비업체들도 정보화 마인드를 갖는다면 그동안 놓친 많은 고객들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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