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 주소록 깜짝 업그레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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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쿠쿠박스를 한국을 대표하는 주소록 관리 프로그램으로 만들겠습니다."

주소록 자동관리 프로그램 '쿠쿠박스'가 베타버전 출시 한달만에 2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쿠쿠박스 개발을 총지휘한 쿠쿠커뮤니케이션 장준기(32·사진)개발이사는 인기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예상보다 확산 속도가 느리다"며 쿠쿠박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 이사와 동료 개발자 6명은 5개월 동안의 개발작업을 통해 지난 10월 말 쿠쿠박스를 선보였다. 쿠쿠박스는 사용자의 연락처가 바뀌면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상대방에게 수정된 연락처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무료 프로그램.

쿠쿠 홈페이지(kukubox.com)에서 2MB 남짓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자신의 PC에 설치한 뒤 MS 아웃룩과 MSN메신저, ICQ등에 등록된 지인들에게 초대 메시지를 보낸다.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여 쿠쿠박스를 설치하면 자신의 주소나 전화번호가 바뀌었을때 자동으로 상대편에게 바뀐 연락처가 통보된다. 자신의 생일이나 기념일도 지인들에게 자동으로 알려줄 수 있다. 비둘기의 울음소리와 웃음을 뜻하는 채팅 용어 'ㅋ ㅋ'에서 이름을 따왔다.

장 이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개발하는 VR테크라는 회사에 근무할 때 쿠쿠박스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개발과정에서 쿠쿠박스의 개념과 비전이 마음에 들어 지난 8월엔 아예 회사를 옮겼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출시 초기엔 쿠쿠박스 초대장을 스팸메일로 오해한 네티즌들에게 항의메일도 많이 받았다"며 "답장에 자세한 이용법을 알려주자 오히려 장문의 감사메일을 보내더라"고 전했다.

요즘엔 해외 동포들로부터도 고맙다는 메일을 많이 받는다. 그는 "LA의 한 한국인 디자이너는 프로그램 업그레이드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무보수 디자인 컨설팅까지 제의했다"고 말했다.

요즘 장 이사의 고민은 쿠쿠박스에 어떤 기능을 보강할지, 어떻게 진화시킬지다.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네티즌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가며 쿠쿠박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쿠박스는 연내 자신의 주소록을 휴대전화에 옮겨주는 기능과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해 기념일에 지인들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덧붙일 예정이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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