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주부등 4만大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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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국내에 베타 테스터(버그 테스터)가 어느 정도 있는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아직 베타 테스트가 일상화하지 않아 베타 테스터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만∼4만명 정도가 베타 테스터로 활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타 테스트 전문기업인 퍼슨넷에 등록된 베타 테스터만 2만4천여명이며 이 외에도 1만명 이상이 취미삼아 혹은 아르바이트로 베타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타 테스터는 세 분류로 나뉜다.▶초급 실력을 가진 일반 테스터▶소프트웨어 업체 등에서 인정하는 정식테스터▶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춘 전문 테스터 등이다. 전문테스터는 소프트웨어·게임·웹사이트 등의 분야를 선택, 한우물만 파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베타 테스트가 좋아서 하는 경우가 많다. 퍼슨넷이 베타 테스터를 분류한 결과 전문 테스터의 경우 직장인이 46%로 가장 많았고, 학생이 38%를 차지했다. 주부 등 기타는 16%였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타 테스터의 세계에도 스타가 있다. 임영수(32)씨는 웹에이전시 회사의 디자인 팀장이면서 전문 테스터 경력 1년이 된 전문가다. 박세용(24)씨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면서 아르바이트 삼아 베타 테스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아 업체들이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할 때마다 우선적으로 찾는 인물이다. 김미선(32)씨는 주부 테스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자녀보호 프로그램이나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에 강하다. 꼼꼼한 분석이 소문나면서 이 분야에서 유명한 테스터가 됐다. 이들이 받는 수고료는 분야별로 차이가 나지만 대략 월 20만∼80만원대다.

테스트를 하는 기간은 보통 1주∼2주일. 최근에는 베타 테스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3개월 동안 테스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전문업체에 베타 테스트를 맡기면 2백만∼1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베타 테스터가 되기 위해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해당분야를 전공했거나 컴퓨터·프로그램 등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야 한다. 주로 전문 테스트 업체에 등록한 뒤 테스트 리포트를 보내면 업체에서 심사 후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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