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타이밍 조정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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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국 주식을 언제 살지 타이밍을 노리는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이 많다. 확실한 모멘텀이 나타나면 외국인 돈이 더 많이 들어올 것 같다."

최근 유럽의 기관투자가들을 만나고 돌아온 BNP 파리바 페레그린 증권의 김철범 연구원이 전한 현지 분위기다.

유럽 투자가들은 국내 증시가 그동안 오르락 내리락 했기 때문에 무턱대고 들어 오기는 꺼리지만 관심은 크다고 金연구원은 전했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들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9월까지 5조원어치의 물량을 시장에 쏟아 내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었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부터 1조8천억원어치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도 700을 돌파했다.

<그래프 참조>

외국인들의 매수를 촉발한 것은 D램 가격의 상승세와 미 증시의 반등이다. 이들의 매수 과정에서 주도주는 삼성전자였다.

그런데 최근엔 '사자'주문이 다른 정보기술(IT)주로 조금씩 퍼지고 있다. 단순히 짧은 기간의 차익을 보고 들어 왔다고 보기엔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체로 ▶내년 상반기 전세계 IT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미 기업 실적과 거시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뉴욕 증시의 오름세가 크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장만호 경제연구소장은 "미 주식형 뮤추얼 펀드의 자금 유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고 있다"며 "미국에서 IT 거품에 대한 우려가 가시기만 하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성 자금에 숨었던 돈이 증시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증시가 계속 오르면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돈이 더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장소장은 또 "한때 59%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54% 수준이어서 추가 자금이 들어올 여력은 큰 편"이라며 "적어도 내년 1월까진 외국인 돈이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증권 조대현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의 방향타와 같은 미 증시가 탄탄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미국에서 IT주를 비롯한 통신주가 오르면서 국내에도 이런 종목으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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