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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귀화식물 늘면서 생태계 교란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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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DMZ평화대회’ 학술회의가 12~13일 서울에서 국내외 외교안보·환경·통신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평화와 생명을 위한 녹색협력’을 주제로 약 40편의 논문이 발표되고 피터 헤이스 미 노틸러스 연구원장의 기조발제와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서울대 교수 등의 사회로 토론이 오갔다.

이 행사는 한국국제정치학회(회장 김의곤 인하대 교수)와 DMZ미래연합(상임대표 이춘호)이 공동 주최하고 중앙일보·통일부·KT·삼성전자·한국국제교류재단·한국전파진흥원·한국연구재단·한국국제협력단이 공동 후원했다.

6·25 발발 60주년인 올해 비무장지대(DMZ)에 대한 새롭고 다채로운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용호(정치학) 연세대 교수는 "DMZ의 외연을 생태환경과 통신까지 넓힌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DMZ 유지시켜 식생 복원해야”=유기억(생물학) 강원대 교수는 ‘DMZ 일대의 식물자원’이란 논문에서 “비무장지대·민통선 지역 문헌과 야외 조사 결과 118개 과 1220종의 식물자원 분포 현황이 확인됐다”며 “개느삼·조름나무·기생꽃 등 5종의 멸종위기 식물의 서식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강원도 철원 역곡천 등 일대 조사에선 9종의 희귀식물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생명의 보고인 DMZ의 의미를 연구로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유 교수는 “최근 생태계 교란식물인 돼지풀·미국쑥부쟁이 등 귀화식물이 크게 늘어 대책이 요구된다”며 “식생이 복원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한 통신 협력, 넘을 산 많아”=고경민(정치학) 제주대 교수는 ‘남북한 이동통신 협력의 한계와 가능성’이란 논문에서 “2008년 12월 이집트 오라스콤 텔레콤사가 북한에 ‘고려링크’라는 이름으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했다”며 “평양·평성·안주·남포 등 7개 도시 및 사리원·단군릉·남포 등 8개 지역 도로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전했다.

이집트 투자은행인 나임 홀딩이 2009년 7월 발표한 오라스콤 텔레콤에 대한 투자 전망 보고서는 북한 내 가입자가 2010년 31만 명에서 2011년 56만8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 교수는 “오라스콤의 서비스 개시는 우리 통신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라며 “오라스콤 텔레콤과 남측 이동통신 기업이 로밍 계약을 하면 북한 통신시장에 우회적으로 진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나 북한은 도청이 가능한 이동전화 서비스를 원하는 점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했다.

◆“남북은 민간 대화 적극 활용해야”=지텐드라 웃탐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 교수는 “인도·파키스탄의 갈등 해결 역사에서 남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웃탐 교수는 “인도와 파키스탄은 세 차례 전쟁을 겪었지만 지금은 국경을 개방하고 인적·물적·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남북한도 양자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특히 ‘트랙 투(track two)’ 외교로 통칭되는 민간 대화가 신뢰 구축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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