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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호주·캐나다 "파병" 독일 "전쟁 반대"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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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다면 어떤 나라들이 공격에 동참하게 될까. 현재까지 참전을 약속한 나라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가장 확실한 전쟁 파트너는 물론 영국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미국의 푸들'이란 야유까지 받아가면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상대로 이라크의 위험성과 공격의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하고 다닌다.

호주의 동참도 확실시된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지난 20일 시드니에서 호주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라크는 북한보다 더 위험하다"고 강조하면서 "호주는 미국 주도로 이뤄질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장 크레티앵 총리는 지난 19일 "우리는 이미 걸프지역에 선박과 비행기, 그리고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무엇을 할지, 미국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검토할 것"이라며 이라크전 참전의향을 내비쳤다.

프랑스는 미온적이다. 현재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프랑스의 한 외교관은 21일 "대 이라크 군사행동시 병력지원 문제는 아직 거론할 사안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지금은 무기사찰에 초점을 맞출 때라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도 군사행동에는 회의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은 일관되게 '사찰 전 군사행동'에 반대해왔다.

독일은 무력사용 결사반대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친구 사이에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유엔이 이라크전을 결의하더라도 우리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쟁 수행을 위해 꼭 도움이 필요한 이라크 주변국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현재까지 동참이나 지원을 약속한 나라는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터키 네나라뿐이다. 반면 이집트·리비아·시리아·수단·요르단·이란은 반대다. 카타르는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그러나 내심 꺼림칙한 표정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진짜 속셈은 나토군 포섭이다. 부시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인 지난 19일 '라디오 자유 유럽'과의 회견에서 "나토가 의향만 있다면 이라크에 대항하는 군사연합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에 대한 노골적인 참전 요청이다.

91년 걸프전 당시에는 33개국이 군사·의료·병참 등 각 방면에서 전쟁에 참여했다.

진세근 기자

sk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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