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압박축구' 다시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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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

지난 초여름 한반도와 4천만의 가슴을 뒤흔들었던 두 마디 응원구호가 초겨울 문턱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한번 울려퍼진다. 20일 오후 7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챔피언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다. 5개월 전(6월 25일) 그곳(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만약 한국이 독일을 꺾었더라면 이뤄질 수도 있었던 두 팀 간의 대결이 마침내 성사된 것이다.

한국은 당시 주전 가운데 이을용(트라브존)·박지성(교토)만 빠졌다. 가장 극적이었다는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설기현(안더레흐트)과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시미즈), 세계가 놀란 한국팀의 양대 멀티플레이어 유상철(울산)·송종국(페예노르트),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한국을 지킨 수호신 이운재(수원) 등 '6월의 주인공' 대부분이 총출동했다.

브라질도 월드컵 출전멤버 11명이 포함된 정예부대다. 브라질의 '3각 공격편대' 가운데 히바우두(AC밀란)만 개인사정으로 빠졌고,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와 호나우디뉴(파리 생 제르맹)는 예정대로 출격한다. 이 둘은 19일 낮 입국했다.

게다가 호베르투 카를루스(레알 마드리드)·에드미우손(리옹)·루시우(레버쿠젠)·카푸(AS로마)로 예상되는 수비라인은 월드컵 멤버 그대로다. 골키퍼로는 주전 마르코스에게 가렸던 '넘버2' 디다(코리안티스)가 나온다.

객관적인 전력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말해주듯 브라질(1위)이 한국(20위)에 앞선다. 하지만 브라질의 경우 여독과 시차적응이라는 이중고를 안고 있다. 한국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맞대결은 서유럽 전역을 커버하는 유로스포츠, 일본의 후지TV, 스페인의 TVE, 포르투갈의 스포르트TV, 이탈리아의 비안키 등 10여개 방송사가 생중계한다.

결전을 하루 앞둔 19일 양팀은 월드컵경기장을 찾아 현장 적응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은 오후 5시 패스연습에 이어 미니게임으로 몸을 풀었다. 브라질전 주전들로 구성된 팀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까지는 월드컵 주전멤버가 그대로 기용됐고, 최전방에는 설기현-안정환-이천수 스리톱이 나섰다.

김호곤 감독은 "은퇴경기를 치르는 황선홍이 출전의욕을 강하게 보이고 있어, 상황을 봐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팀은 오후 6시30분쯤 경기장에 도착, 경기장 절반만 사용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미니게임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두 팀의 훈련을 두시간 동안 관중석에서 지켜본 거스 히딩크 전 한국팀 감독은 "두 팀 모두 공격적인 팀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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