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동참 말아라" 교황, 기독교 국가들에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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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사진)는 14일 사상 처음으로 이탈리아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기독교 국가들이 이라크전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이라크 전쟁을 언급하면서 "역사적으로 기독교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탈리아와 다른 국가들은 진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갈등의 논리에 의해 스스로 구속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폭력이 새롭고 두려운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전세계 종교는 평화를 위한 잠재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13일엔 미국 가톨릭교회 주교회의가 대 이라크 전쟁의 도덕적 정당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쟁이 아닌 방법으로 이라크 위기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미 전역에서 2백88명의 사제가 참가한 주교회의는 성명에서 "알려진 사실들에 기초할 때 즉각적인 전쟁을 할 만한 명백하고 충분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주교회의는 또 "미국민과 세계는 전쟁 이외의 대안을 찾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이라크전은 중동의 평화와 안정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소영 기자

ol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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