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골드먼삭스 경영권 회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국민은행이 지난 10월 말 2대 주주인 골드먼삭스와 체결돼 있던 투자약정서의 내용을 일부 수정해 골드먼삭스 측에 사외이사 추천권과 합병 거부권을 주지 않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골드먼삭스 측이 증권거래소 공시에서 "10월 31일자 수정계약에 의해 발행 회사의 이사 선임권이 소멸해 더 이상 사실상의 지배주주에 해당되지 않게 되었다"고 밝혀 확인됐다.

수정계약은 지분 매각에 따라 경영 참여권을 회수하기 위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

골드먼삭스는 6%대의 국민은행 지분을 지난 6월 1.97%(6백24만여주)로 줄였다. 골드먼삭스는 그러나 현재 보유 중인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율이 5.42%에 달해 여전히 정부에 이은 2대 주주나 다름없다.

골드먼삭스는 1999년 옛 국민은행에 CB 2억달러를 포함해 총 5억달러를 투자해 주당 2만2백여원에 산 주식을 올 6월 두차례에 걸쳐 3배 가까운 6만원에 팔아 큰 차익을 챙겼다.

국민은행 주가는 그 뒤 약세를 면치 못해 골드먼삭스의 국민은행에 대한 투자는 해외투자자들에게 외환위기 이후 성공적인 한국 투자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 은행 지분 4%를 보유한 ING와 방카슈랑스·지분 확대 문제 등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허귀식 기자

kslin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