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도 국제태권도聯 집안 싸움에 쪼개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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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태권도가 주도하고 있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이 두쪽으로 나눠질 위기에 처했다.

양분 조짐은 지난 6월 ITF 창시자인 최홍희 전 총재가 사망하면서부터다. 최전총재는 ITF의 발전을 위해 북한 스포츠계의 거물급 인사가 총재 자리를 이어갈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이 뜻을 이어 받아 ITF는 지난 9월 40여개의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을 총재로 선출했다. 그러나 최전총재의 아들인 최중화(49·사진)씨가 이에 반기를 들고 독자세력화에 나섰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ITF 주관하에 치러진 청소년선수권대회 직전 27개 회원국들이 제14차 ITF 총회를 열고 최중화씨를 만장일치로 총재에 추대했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가 장웅씨에게 ITF를 맡긴 것은 사적인 일에 불과하다. 나는 총회를 통해 총재로 선출됐으므로 총회의 결정을 따를 뿐"이라고 말해 북한 태권도계와 단절할 뜻임을 내비쳤다.

최씨는 최홍희씨 생존시 ITF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ITF=세계태권도연맹(WTF·총재 김운용)보다 먼저인 1966년 서울 옛 조선호텔에서 9개 회원국으로 국제기구로 발족했다. 초대 총재인 최홍희씨는 국내 태권도인들과 불협화음을 겪자 72년 캐나다로 떠나 이곳에 연맹사무국을 개설하고 사회주의 국가에 태권도를 보급하는데 전력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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