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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우정컴퓨터크리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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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세탁업으로 당당히 벤처기업 대열에 선 기업형 세탁소가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우정컴퓨터크리닝(대표 鄭潤淑·46·사진).

이 회사는 2000년 7월 충북지방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세탁업체가 벤처기업으로 지정되기는 이 회사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1백50평 규모의 세탁공장에서 하루 5천∼7천 점의 각종 세탁물을 처리하고 있다. 청주 시내 5개 대형 할인점에 입주해 있는 직영대리점을 포함, 충청권에 체인점이 40여개에 달한다.

이 회사는 드레스셔츠를 시간당 60장씩 다려내는 프레스기계 등 '생산성'이 뛰어난 기계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품질관리에서 국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1996년 의류시험연구원으로부터 세탁물 Q마크를 획득한 데 이어 99년에 국내 최초로 '항균·방취(GH) 마크'를 따냈다. 솔벤트 클리닝으로는 불가능한 세균제거를 독특한 방법으로 무균에 가깝도록 세탁해 온 것이다. 세탁물도 할인점 등의 제품처럼 바코드로 관리한다.

이 회사가 설립된 것은 90년 7월. 수학교사였던 鄭대표는 형부가 운영하던 세탁소를 우연한 기회에 인수하면서 아예 교편도 내놓고 법인 전환을 하는 등 경영인으로서 승부를 걸었다.

당시만 해도 고급 의류를 맡긴 고객의 불만이 많은 게 고민이었다. 鄭씨는 일본의 유명 세탁소를 수시로 찾아가 '기술 동냥'을 했다. 또 이익이 나는 대로 새로운 설비를 도입했다. 그 결과 회사는 불과 몇년도 안돼 충청권의 대표적 세탁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2000년 벤처기업육성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세탁업은 벤처기업 지정에 노크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鄭씨는 세탁업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산업이라는 점을 인정받기 위해 98년 이후 중소기업청에 법개정을 줄기차게 건의, 2년 뒤 뜻을 이뤘다. 현재 종업원 20여명에 연간매출 2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6월 비례대표로 충북도 도의원에 당선된 鄭씨는 "예전과는 달리 영업확장에 눈치를 보게 된다"며 "당장은 내실을 다지는 데 전념하겠지만 앞으로 옷의 종류별 세탁시설을 갖추고 세탁학원도 개설한 세탁 전문 빌딩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an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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