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특허경영 선언… 2007 '세계 톱3'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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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등 외국 기업의 전방위 특허공세 속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핵심 경영 화두로 '특허 경영'을 내세웠다. 미래에 먹고살 수 있는 길은 오직 기술 개발뿐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미국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2000여건의 특허를 등록, 미국 특허등록 순위 '톱5'에 진입하고 2007년에는 '톱3'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1604건의 특허를 등록해 인텔을 제치고 6위를 기록했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신년 경영진 회의에서 "세계 일류기업이 기술을 무기로 경제전쟁에 뛰어들고 있어 기술 중시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기술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조5000억원의 특허료를 지급했다. 2010년에는 2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등 특허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윤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연구개발에 10조원 가까이 투자했으며, 연구개발 인력도 전체 임직원의 36%인 2만4000명으로 끌어올렸다"며 "이 같은 기술 중심 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업계 기술 표준화를 선도하고▶특허의 양뿐 아니라 질을 높이고▶핵심 인재를 유치.양성하는 등 미래 생존을 위한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250여명 수준인 특허전담인력을 2010년까지 450명으로 늘리고, 변리사.미국특허변호사 등 자체 인력의 교육.양성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외 42개 연구소의 공동.협력 연구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사에서 사장급이 맡던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를 한 단계 직위가 높은 이윤우 부회장에게 맡기는 등 기술경영 의지를 표명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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