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에호텔-주공3단지에터미널-롯데칠성부지에아파트'삼각빅딜'다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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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부선 고속버스터미널과 반포 주공3단지·서초동 롯데칠성 부지를 서로 바꾸는 '삼각 빅딜'이 다시 추진된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5일 "고속도로와 터미널 주변 교통 정체를 덜기 위해 삼각 빅딜안을 새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빅딜안에 따르면 터미널(4만6천평·공시지가 7천억원)을 고속도로에 인접한 반포 주공3단지(8만평·5천억원)로 옮기고, 롯데칠성 부지(3만평·2천9백억원)에는 3단지 재건축 아파트를 짓는 대신 롯데칠성은 터미널 부지에 호텔·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서초구는 지난해 초 삼각 빅딜을 처음 제시했으나 주공3단지 일부 주민의 반대로 보류한 바 있다.

조남호(趙南浩) 서초구청장은 "주공3단지가 재건축에 들어가기 전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삼각 빅딜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도 "고속버스의 시내 진입을 막고 주변 도로의 차량 흐름을 개선하려면 터미널 이전이 최선"이라며 "삼각 빅딜 도시계획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대 효과=우선 주공3단지 주민들은 재건축 아파트가 완공될 때까지 임시 거처를 구할 필요없이 현재의 아파트에 살 수 있다.

또 시공사는 가구당 1억3천만∼2억원씩 무이자로 지급하는 이주비를 줄일 수 있다. 3단지 일부 주민은 기존의 부지보다 입지 여건이 좋은 롯데칠성 부지로의 이전을 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관계자는 "주거지역과 상권이 인접한 롯데칠성 부지가 교통 정체도 덜해 아파트 부지로는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터미널이 주공3단지로 이전할 경우 고속도로에서 바로 빠져나올 수 있어 사평로·반포로·신반포로 등 주변도로의 교통 흐름도 개선될 전망이다. 터미널 측은 "세계 주요 터미널들은 고속도로에 붙어 있다"며 "고속도로에서 터미널까지 평소 20∼30분 정도 걸리는 시간과 경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초구도 하루 2천여대의 버스가 드나드는 터미널이 옮겨갈 경우 매연과 불법주차 등 민원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칠성 부지는 1977년 매입했지만 아파트지구로 용도가 묶인 땅이다. 롯데 측은 2000년 말 이곳에 호텔·컨벤션센터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용도 변경을 요구했으나 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거절했다. 그러나 터미널 부지는 상업지구여서 롯데측은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도 각종 비즈니스 건물을 건설할 수 있다.

◇해결 과제=주공3단지 주민들의 반발이 걸림돌이다. 롯데칠성 부지가 주공3단지의 40% 정도밖에 안돼 입주를 못하는 주민들은 피해를 볼 수 있다. 주공3단지 이동윤 재건축조합장은 "안그래도 재건축 계획이 늦어지고 있는데 빅딜 얘기가 나오면 일정이 더 지체된다"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 측은 "시나 서초구에서 빅딜을 추진할 경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도 "주공3단지 주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아파트 재건축 허가를 서둘러 내주든가 용적률 면에서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는 주민 반발로 삼각 빅딜이 불가능할 경우 터미널과 롯데칠성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안이라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손해용 기자

hysoh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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