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년 노숙자' 집 대신 홈페이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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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 켄터키주 내슈빌에서 20년간 홈리스(노숙자)로 지내고 있는 케빈 바비유(41)라는 한 중년남성이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홈리스의 일상과 애환을 일기형식으로 담아내는 이 사이트(http://thehomelessguy.blogspot.com)에는 두달 만에 방문자가 10만명을 넘었고, 최근에는 야후의 우수 사이트로 선정됐다. 그는 1982년 샌디에이고에서 고교 졸업후 뉴욕에 가려고 차를 몰다 내슈빌에서 돈이 떨어졌다. 날은 춥고 배는 고파 노숙자 쉼터를 우선 찾았다. 본격적인 노숙자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한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독서·작문법을 배웠고, 이것이 홈페이지 제작으로 이어졌다. 요즘 그의 홈페이지는 칼 융·버지니아 울프 등 철학자·작가들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이 때문에 "너 진짜 홈리스 맞냐"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joon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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