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대선까지는 많은 변수가 있다. 민주당-국민통합21의 후보 단일화, JP와 이인제(李仁濟)의원의 중부권 신당, 민주당 탈당파의 거취 등이다. 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대표를 비롯한 불출마 세력이 누구를 지원할지도 주목된다. 후보들 입장에선 역대 어느 선거보다 다양한 카드를 짜맞춰야 하는 모자이크 게임이 될 전망이다. 변수 관리의 중요성은 1997년 대선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당시 김대중(金大中)후보는 DJP 연대의 성사, IMF 환란(換亂), 이인제 의원의 출마 강행 등을 한데 묶어 39만표 차로 이회창 후보를 눌렀다. 때문에 각 후보 진영은 남은 43일 동안 지역과 세대·계층별 득표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합을 짜맞추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 바탕엔 각 캠프에서 그리는 최상·최악의 시나리오가 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 입장에선 정몽준 의원에게 제안해 놓은 국민경선을 鄭의원이 수용하고, 경선에서 鄭의원을 누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盧후보는 3일 대구에서 "경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내가 이기면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도 틀림없이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선 과정이 선거운동이 될 수 있고, 승자가 될 경우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테면 '노풍의 2단계 점화'인 셈이다.
盧후보는 경선이 이뤄질 경우 수적 우위와 명분 선점을 위해 최근 영남권에서 탈(脫)DJ 전략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盧후보는 3, 4일 이틀간 부산·울산·대구를 방문하면서 가는 곳마다 "내가 당선하면 노무현 정권이다. DJ 정권도, 호남 정권도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DJ의 부정부패·인사 편중·가신 정치를 비판하면서 "나는 (DJ의) 양자(養子)가 아니다"는 말도 했다. 지금껏 그는 "양자면 어떻냐. 정치만 잘하면 되지"라는 말로 응수해 왔다. 영남권에서 30% 이상만 득표한다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게 盧후보 측의 계산이다.
또 하나의 승리 방정식은 이인제 의원이 盧후보 선대위에 참여하는 경우다. 李의원의 가세는 충청권 인맥의 수혈과 추가 탈당 움직임의 진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런 모든 시도가 좌절되고, 3자 구도가 유지되면서 계속 3위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이때는 따르는 의원들도 별로 없는 고립무원이 될 수도 있다. 사실상 후보 포기를 뜻하는 단일화 압력도 엄청날 것이다. 그렇다고 한번 발을 들여놓은 단일화 논의에서 발을 빼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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