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정균환 사퇴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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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의원들의 무더기 탈당 사태와 관련해 당 지도부 인책론이 5일 대두됐다. 전날 밤 소집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탈당 사태에 대해 아무런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고 '후보 단일화'만 당론으로 결의하는 등 당 지도부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선대위 기획본부장인 이해찬(李海瓚)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15명의 의원이 탈당했는데도 원내총무는 당과 국민에게 사과 표명을 하지 않았고, 최고위원회의는 경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李의원은 "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있다"며 "최고위원들이 책임을 지고, 대표(韓和甲)와 총무(鄭均桓)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본부장인 임채정(林采正)의원도 "최고위원회의가 당 운영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으면서 후보 단일화에 훈수를 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林의원은 "우리 당 몫으로 선임된 상임위원장 두명(朴尙奎·朴宗雨의원)도 탈당했는데 이에 대해 최고위원회의가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도부 책임론엔 노무현(盧武鉉)후보에게 비우호적인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는 최고위원회의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깔려 있다. 단일화 협상 등 향후 대선 이슈들의 주도권을 선대위가 잡아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의가 끝난 뒤 이미경(李美卿)선대위 대변인은 "대표와 총무 책임론은 선대위 전체 의견이 아닌, 의원들의 개인 의견으로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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