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軍 10만명 줄일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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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이 군수공업과 건설노동 부문에 종사하는 정규군 병력인 제2경제위원회 소속 인력 10여만명을 감축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5일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정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경제관리 개선 조치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2경제위원회에 소속된 병력 가운데 전투력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인원을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1970년대 초 창설된 제2경제위원회는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정일) 산하의 군수 경제 전담 기구로 전병호 노동당 군수공업 담당 비서가 총괄하고 있다. 주로 무기 및 탄약 등 군사력 유지에 필요한 물품 생산을 비롯해 어업지도원·채소 등 농산물 생산·외화벌이와 주요 토목·건축공사 등을 맡는다.

정보 당국은 제2경제위원회에 소속된 병력의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는 않지만 북한군 전체 병력 1백17만명의 10∼15%인 12만∼18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병력 감축 규모와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북한 경제계획의 진행 과정에 따라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개성공단 건설 계획과 일정이 결정되면 이 공사에 필요한 병력을 제2경제위 산하부대 군인을 제대시켜 우선적으로 공사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앞서 북한 측 인사는 지난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서 "군대를 남조선 수준인 70만명으로 줄일 예정이며, 7∼10년인 군사복무 기간도 3년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이영종 기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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