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가맹점 수수료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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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음식점·숙박업소·주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신용카드는 '계륵(鷄肋)'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현금 없는 손님들을 위해 카드 결제를 쉽게 하면 손님이 많아질 수 있지만 문제는 카드 결제를 받을 때마다 결제금액의 1.5∼4.5%까지 내야 하는 가맹점 수수료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분당에서 정육점을 하는 독자 한분은 "좋은 고기를 팔려고 해도 카드 가맹점 수수료 부담 때문에 마진이 떨어져 힘들다"고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는 어떤 기준에 따라 정해질까요.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가 ▶회원과 가맹점 모집관리 비용▶금융비용(카드사가 가맹점에 고객의 이용대금을 먼저 준 뒤 고객으로부터 보통 30일 정도 뒤에 대금을 받는 데 들어가는 비용)▶매출 처리 비용▶결제대금 청구 및 입금 비용▶채권 회수 비용 등을 반영해 정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고무줄'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가맹점 단체가 카드사를 상대로 로비 또는 압력을 얼마나 행사할 수 있느냐에 따라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손해보험사들은 협회를 통해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주지 않으면 협회 차원에서 카드사를 별도로 설립하겠다고 으름장을 놔서 3.24%이던 자동차 보험료 수수료를 회사별로 조금씩 낮췄다고 합니다. 백화점도 특정 카드사의 결제를 거부함으로써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달라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카드사들이 소비자의 불편 해소 압력에 밀려 가맹점 수수료도 받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맹점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학 등록금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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