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가 제품값 못믿을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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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해 사진과에 입학한 대학생이다. 서울 언니 집에 살면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부모님은 어촌에서 고기잡이를 하면서 학비를 보내주고 있다. 수업시간에 필요한 수동카메라를 사기 위해 지난 1학기 때 용산전자상가에 갔었다. 가정형편 상 신제품을 구입하기엔 돈이 부족해 중고품을 사기로 했다. 그래서 당시 8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중고 캐논카메라를 구입했다.

2학기 들어서 성능이 좀 더 나은 것으로 바꾸기 위해 다시 용산전자상가를 찾았다. 지난번 카메라를 구입했던 그 가게를 찾았지만 폐업을 했는지 발견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다른 가게에서 1학기 때 사용했던 카메라를 팔기 위해 가격을 물어보았다. 그 가게 점원은 15만원에 팔라고 했다. 나는 몇 달 전 80만원을 주고 산 건데 왜 15만원밖에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 점원은 내 카메라는 실거래 가격이 3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제품이라고 했다.

그제야 나는 그 카메라를 50만원이나 더 주고 샀다는 것을 알게 됐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학생에게 바가지를 씌워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아버렸으니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좀 더 신중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쓴다.

김민영·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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