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2002한국시리즈>이병규 결승타 '승부 원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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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반격이 시작됐다. 1차전에서 삼성의 왼손투수 엘비라와 왼손타자 강동우에게 일격을 당했던 LG는 2차전에서 마치 크로스카운터를 날리듯 '왼손의 힘'을 앞세워 삼성의 기세를 꺾었다. 1승1패. 양쪽 저울이 균형을 이뤘다. 3차전은 5일 하루를 쉰 뒤 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다.

LG가 한국시리즈 2차전(4일·대구)에서 삼성을 3-1로 꺾고 반격의 첫 단추를 뀄다. LG는 왼손선발 만자니오의 호투와 왼손타자 이병규의 결승타, 왼손마무리 이상훈의 깔끔한 뒷문 단속이 조화를 이루며 역전승을 거뒀다.

도미니카 출신 만자니오의 투구는 올 시즌 최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빼어났다. 7이닝 동안 단 1안타 1실점. 3회말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로 볼넷 3개로 만루를 만들어 준 뒤 이승엽에게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허용, 먼저 1점을 내줬으나 이후 완벽한 구위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삼성 선발 임창용에게 0-1로 끌려가던 LG는 6회초 단 한번의 찬스에서 전세를 뒤집었다. 1사 후 타석에 등장한 조인성이 임창용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동점홈런을 뽑아냈다. 동점이 되자 임창용은 흔들렸다. 2사 후 유지현이 중전안타를 치고, 이어 이병규 타석 때 볼카운트 0-2에서 도루를 감행, 2루에 세이프되자 임창용은 그로기 상태가 됐다. 계속된 볼카운트 1-2에서 이병규는 좌익수 앞에 원바운드로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2루주자 유지현이 홈으로 파고들기는 어려워 보였으나 삼성 좌익수 김종훈이 서두르다 글러브에서 공을 곧바로 꺼내지 못했다. 지연된 송구는 홈에 미끄러지던 유지현의 등을 맞고 옆으로 흘렀다. 2-1, LG의 역전이었다.

삼성 벤치는 무너진 임창용을 끌어내리고 전병호-김현욱-노장진을 투입해 LG의 추가점을 막은 뒤 반격을 노렸다. 그러나 만자니오의 구위는 7회까지 버티기에 충분했고, 8회부터 가동된 LG의 불펜은 강했다. LG는 9회초 박용택, 김재현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에서 삼성 포수 진갑용의 3루 악송구로 3-1로 앞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말 마지막 타자 진갑용을 삼진으로 잡아낸 LG 마무리 이상훈은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대구=이태일·정제원·김종문 기자

pinetar@joongang.co.kr

◇한국시리즈 2차전

▶대구

L G 000 002 001│3

삼 성 001 000 000│1

만자니오, 장문석(8), 이상훈(8):임창용, 전병호(6), 김현욱(7), 노장진(8)

(승) 만자니오 (세) 이상훈 (패) 임창용 (홈) 조인성(6회1점·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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