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 타는 음악만이 전부는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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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와 음악이 비슷하다' '아니다. 많이 다르다'….

신예 밴드가 등장해서 이런 얘기를 듣는다면 그리 반갑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현재 영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 이들은 데뷔 앨범 '패러슈츠'(Parachutes)로 단숨에 돈과 명예를 거머쥐었다. 전 세계에서 5백만장 판매고를 기록하면서도 그들은 줄곧 선배 라디오헤드와 비교되는 것 때문에 마음고생을 해왔다. 라디오헤드와 같은 음반제작사(레이블)인 '팔러폰'(Parlophone)을 통해 데뷔한 데다 음악 역시 음울하고 냉소적인 분위기여서 그런 지적을 받을 만했다.

이들이 2년 만에 발표한 '어 러시 오브 블러드 투 더 헤드'는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과연 이들은 이번 음반을 통해 그들에게 드리워졌던 라디오헤드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을까. 이번 음반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콜드플레이의 드러머 윌 챔피언(Will Champion)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한국 팬들에게 스스로를 소개한다면.

"우리는 4명의 청년이 런던대 UCL(University College of London)기숙사에서 만나서 결성한 밴드다, 좋은 멜로디와 좋은 연주로 혼과 정열이 담긴 음악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들만이 음악의 전부는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듣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우리 바람이다."

-'콜드플레이'란 무슨 뜻인가.

"아무 의미도 없다. 우리 친구들 중의 한 명이 만들어준 이름인데, 멤버들 모두 좋아했다. 단어 자체로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당신들의 곡중에서 특별히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곡이 있나.

"우리가 만든 모든 곡들이 좋은 곡들인데.(웃음) 음, '옐로'가 유명하고, '트러블'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새 음반에서는 '인 마이 플레이스'를 권하고 싶다."

-새 앨범이 데뷔 때보다 더 어두워졌고 많은 변화를 시도한 것 같다. 이번 앨범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데뷔 앨범을 만들 때보다 더 집중했고, 뮤지션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만들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 가능한 한 많은 시도를 했다. 이번 앨범은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작업인 셈이다."

-첫 번째 싱글의 이름을 '인 마이 플레이스'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인 마이 플레이스'는 우리가 이 앨범을 위해서 쓴 첫번째 곡이다. 투어 중 만들어진 곡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간다. '패러슈츠'를 만든 바로 뒤에 쓴 곡인데, 앞으로도 우리가 계속 밴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징조로 여겨져 더욱 기뻤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음악들을 만들게 될 것인지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이미 빌보드 차트 5위에 올랐던데.

"미국에서의 반응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미국은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가 있는 곳이다. 음악적으로도 영향력이 큰 곳이어서, 뮤지션으로서 도전해 볼 만한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콜드플레이를 라디오헤드와 비교하는데.

"그렇지 않다. 데뷔 앨범은 조금 비슷했을 수 있지만, 이번 앨범은 전혀 다르다. 콜드플레이와 라디오헤드는 닮지 않았다."

-당신들이 가장 영향을 받았거나 닮고 싶은 밴드는.

"비틀스와 롤링스톤스다. 특히 비틀스는 최고로 완벽한 밴드라고 본다."

-콜드플레이가 세계적인 밴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침묵) 모르겠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유명하기보다 최고의 밴드가 되고 싶다."

김정수 기자

newslady@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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