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영결식서 눈물 쏟은 이회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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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가 왈칵 눈물을 쏟았다. 지난 2일 부친 이홍규(李弘圭)옹의 영결미사가 열린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다.

李후보는 가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면서 "아버님은 매우 정직한 분으로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셨고, 검소하셨다. 이제 떠나 보내드리려 하니 가슴이 아프다"면서 눈물을 터뜨렸다. 그간 모친 김사순(金四純·91)여사를 위로하느라 눌렀던 감정이 터진 것이라는 게 주위의 얘기다.

그래서인지 李후보는 3일 당으로 연락,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점점 더 가라앉는다"며 5일 일정까지 취소했다. 당초엔 농업경영인 주최 토론회·재향군인회 안보강연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李후보는 인사말에서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날 미사는 김수환(金壽煥)추기경과 정진석(鄭鎭奭)서울대교구장이 공동 집전했다.

金추기경은 추도사에서 "요셉(홍규옹의 세례명)은 거짓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맑고 깨끗한 삶을 살아오셨는데도 매월 한번씩 꼭 고해성사를 했다"며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온 분"이라고 말했다.

李후보의 후원회장인 이정락 변호사는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면서 "고인은 평생을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정의를 지키려고 애써오셨다"면서 "홍규옹의 소망과 바람이 꼭 이뤄지길 기도한다"고 했다.

영결미사엔 박관용(朴寬用)국회의장과 김용환(金龍煥)·최병렬(崔秉烈)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을 비롯, 5백여명이 참석했다.

하관식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충남 예산의 선영에서 치러졌다.

이 자리엔 한나라당 입당설이 나도는 자민련 오장섭(吳長燮)의원과 자민련 소속 군의원들이 참석했다. 李후보는 4일 예산에 다시 내려가 삼우제를 지낸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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