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call 프로농구]TG 허재 "恨풀이 보라" LG 강동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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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는 그동안 외로웠다. 기아(현 모비스)에서 나래(현 TG)로 이적하면서 1990년대 한국농구를 지배했던 이름 '허동택(허재-강동희-김유택)'에서 '동택'을 잃었기 때문이다. 농구 천재 허재는 이적 이후 뛰어난 센터와 함께 경기를 해보지 못했다. 물론 변변한 성적도 못냈다.

허재는 프로농구가 개막하는 26일 네시즌 동안 지속됐던 외로움이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께 뛰게 될 중앙대 14년 후배이자 최고 센터 김주성은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선수다. 허재는 팀의 또 다른 중앙대 후배 양경민을 포함시켜 '허경성' 혹은 '허주민'이라는 새롭고 위력적인 이름으로 비상을 꿈꾼다.

"제발 우승 한번 다시 해보자"는 허재의 간절한 염원 앞에 허동택의 '동'인 강동희가 버티고 서있다. 허재의 개막전 상대는 강동희를 새로 영입한 LG다.

허재의 새 파트너 김주성은 중앙대 1년 선배 송영진과 파워포워드 자리에서 몸싸움을 해야 한다. 송영진은 김주성과 함께 농구대잔치 세차례 우승을 일궈낸 선수다.

새롭게 팀을 정비하고 우승을 노리는 두 팀의 개막전은 대단히 중요한 한판이다. 뛸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허재나, 11년을 뛴 팀에서 쫓겨나 이를 가는 강동희나, 지난해 프로 적응에 실패해 자존심이 몹시 상한 2년차 송영진이나, 프로가 어떤 걸까 긴장하는 신인 김주성이나 초조하긴 매 한가지다. 사정이 절박하면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울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지난 시즌 우승팀 동양은 대구에서 지지난 시즌 우승팀 삼성과 대결한다. 지지난 시즌 우승 후 팀에 변화를 주지 않아 지난해 8위로 추락한 삼성을 보고 동양은 우승한 뒤 팀을 대폭 개편했다. 삼성도 서장훈을 데려오는 등 모든 것을 바꿨다. 역시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주말의 프로농구(오후 3시)

▶26일

동양-삼성(대구·KBS-2TV)

KCC-SBS(전주·전주방송)

SK빅스-코리아텐더(부천·KBS스포츠·경인방송)

LG-TG(창원·부산방송)

SK나이츠-모비스(잠실)

▶27일

삼성-KCC(잠실·KBS스포츠·경인방송)

SBS-동양(안양·SBS스포츠)

코리아텐더-LG(광주방송)

모비스-SK빅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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