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산불에 … 로켓포탄도 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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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러시아 중서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이 군 기지까지 위협하고 있다. 불길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오염 지역으로 번지면 땅에 묻혀 있던 방사능 물질이 다시 뿜어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알렉세이 쿠즈네초프 대령은 5일(현지시간) “숲에서 발생한 불이 나로포민스크 인근의 기지를 위협하고 있다”며 “화재 위험을 피해 이곳에 있던 로켓포탄 등 무기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나로포민스크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70㎞ 떨어져 있다. 쿠즈네초프는 무기를 언제, 어느 곳으로 옮겼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군인 1000명과 소방장비 30대, 헬기 2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모스크바 남동쪽 의 한 해군 기지에선 화재로 여러 대의 군용기와 주요 시설이 불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4일 이를 이유로 병참 사단장 세르게이 세르게예프 등 해군 고위 장교들을 해임했다.

한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은 이날 “브리얀스크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방사능 입자가 솟구쳐 새로운 지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재난 당국에 따르면 5일 현재 진행 중인 산불은 600여 건에 이르고 있다. 35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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