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납북자들 北 돌려보내지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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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도쿄=오대영 특파원]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가 일시 귀국해 있는 일본인 5명을 북한에 돌려보내지 않고 이들의 가족을 일본에 보내줄 것을 북한에 요구하기로 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은 24일 오후 이같은 방침을 공식 발표하고 "북한이 오는 29일 열리는 국교정상화 교섭 이전까지 가족들의 귀국 일정을 밝히지 않으면 교섭에서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들 5명의 북한에 있는 가족은 자녀 7명과 소가(曾我)히토미의 남편(월북한 주한미군·62)이다. 일본 정부는 또 납치됐다가 북한 주민과 결혼한 후 사망한 요코타(橫田) 메구미의 딸(15)의 일본 귀국도 요구하기로 했다. 일본 국적법상 모계가 일본인이면 자녀도 일본인이라는 해석에 따라서다.

일본 정부는 26일 멕시코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 해결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5명을 오는 27일께 북한으로 돌려보낼 방침이었으나 이들을 보내면 다시 일본을 방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지적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북한의 핵 개발 문제로 29일 이후에는 국교정상화 교섭이 또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에 북한 측이 반발할 것이 확실해 국교정상화 교섭이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북한은 24일 오전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이같은 방침을 전달받은 후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과 북한은 5명이 지난 15일 일시 귀국할 때 일본 체류 기간은 최대 2주간이며, 북한으로 돌아가는 날짜는 일본 정부와 가족들이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었다.

dayyoung@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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