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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5㎞ 상공서 촬영·전송 2004년말 2호기와 교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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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5면

우리나라 첫 다목적 위성인 아리랑 1호가 오는 12월 설계 수명(처음 예상한 수명)인 3년이 다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를 기념해 아리랑 위성의 활약상을 화보로 엮어냈다. 화보집에는 한반도를 비롯, 세계 각국의 상공을 돌며 시시각각 변하는 지상·해상의 움직임을 담았다. 이를 소개한다.

편집자

아리랑 위성은 지상 6백85㎞에서 지구를 하루에 14바퀴 반 돈다. 시속 2만5천2백㎞ 정도다. 그래서 한반도 남·북을 종단비행하는 데 불과 몇 분 걸리지 않는다. 한반도 위성 영상은 바로 이때 촬영하는데 가능한 시간은 2분 남짓이다. 한번에 지표면을 폭 17㎞로 찍는다.

아리랑 위성이 지구를 그렇게 많이 회전한다고 해도 매번 한반도 상공을 도는 것은 아니다. 축이 약간 기울어져 있어 매번 서쪽으로 진행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것은 하루1∼2회이다. 그러나 만약 한반도 상공은 아니더라도 울릉도 등 내륙 주변을 지난다고 하면 몸통을 약 30도 정도 내륙쪽으로 틀어 찍을 수 있다. 사람이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아리랑 위성은 한반도를 지날 때 찍는 사진은 즉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관제소로 내려보낸다. 그러나 미국이나 아프리카·유럽 지역을 날 때는 지상 관제소가 없기 때문에 영상을 몸통 내에 저장해 뒀다가 한국 상공에 왔을 때 내려보낸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직후 카불시가지의 폭격 받은 흔적이며, 9·11테러로 무너진 미국의 세계무역센터 등의 사진도 그렇게 찍어 놨다 한국 상공에서 전송해 온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용승 박사는 "아리랑 위성으로 지상 사진을 찍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구름과 밤이다. 지구 전체의 60% 정도가 항상 구름에 덮여 있을 정도다. 한반도의 경우 쾌청한 날이 1년에 60여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밤에도 역시 영상을 찍지 못한다.

아리랑 위성의 수명은 당초 3년 정도로 잡았었다. 그러나 위성 수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료를 아껴쓰는 등 위성 운용 기술이 좋아져 앞으로도 3년 정도 더 쓸 수 있을 것으로 아리랑위성 운용팀은 예측했다. 최소한 2004년 말 발사 예정인 아리랑 2호에 임무를 넘겨줄 때까지는 한반도 우주 상공을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박방주 기자 b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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