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고위직 30% 여성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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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23일 여성의 정치·사회참여와 관련,"국무위원 등 정부 고위 임명직의 30%를 여성으로 기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여성정책토론회에서다.

李후보는 호주제도 단계적으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제는 우선 친양자 제도(새 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 있게 하는 것)를 도입하고, 호주 승계 순위를 조정하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혼인 중 재산분할·일방적 재산처분 행위에 대한 권리행사 등을 보장하고, 여성의 가사노동이 정당하게 평가받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밖에 李후보는 ▶보육예산 2배 확충▶여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 전달 체계' 구축▶여성·아동·노인 대상 범죄행위는 사면 대상 배제 등 다양한 공약을 발표했다.

여성 비하 의식을 심화시키는 불법적 태아 성감별과 여아 낙태를 철저히 규제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방청석에서 "호주제를 즉각 폐지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자 그는 "호주제를 없애면 가족제도 자체가 무너진다고 확신하는 층도 있다"며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엔 최근 언론 노출을 꺼리던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도 참석했는데, 李후보는 "같이 오는 게 유리할 것 같아 함께 왔다"고 농담을 던졌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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