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는 마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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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서양의 할로윈(만성절의 전야.10월 31일 밤)은 어른들에게는 생소한 명절이지만 아이들에겐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어 유치원과 영어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할로윈 문화가 전해진 것이다. 다른 나라의 명절이긴 하지만 특이한 옷도 입어 보고, 사탕도 얻을 수 있는 신나는 날이다. 할로윈 의상 해결 방법을 모아봤다.

◇DIY1=노은정(32·여·서울 대치동)씨는 지난해 만들어 둔 할로윈 의상을 재활용할 생각이다. 잘 입지 않던 검은색 티셔츠와 바지에 색색의 부직포를 오려 만든 호박과 박쥐를 꿰매 붙이면 끝.

엄마가 입지 않는 검은 치마를 뜯으면 마법사 망토 하나를 만들 수 있다. 검은색 도화지를 말아 접으면 마법사 모자 완성. 낡은 빗자루에 금색이나 은색 스프레이를 뿌리면 멋진 마법 빗자루가 된다.

◇DIY2=두껍고 뻣뻣한 흰색 천이나 하드보드지를 아이 키 절반 가량의 지름으로 둥글게 오린 뒤 아크릴 물감 등으로 그림을 그려 커다란 축구공·야구공을 만들어 본다. 포장용 리본 두 줄을 잘라 공의 앞·뒤판을 연결해 어깨에 걸면 된다. 단색 운동복에 글러브와 배트·축구공 등 소품을 갖추면 손쉽게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호박 모양, 햄버거 모양 등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DIY3='유정희의 옷 만들기(cloth.hihome.com)','해피DIY(www.happy-diy.co.kr)','아이러브아이옷(www.iloveiot.com)','공주야닷컴(www.kongjuya.com)','바늘공부(www.1004ot.co.kr)' 등의 사이트에서 기본 옷본, 바느질법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원단과 재료를 판매하는 곳도 있다.

◇빌려 입기=재롱잔치·학예회 의상을 대여하는 업체에서도 할로윈에 입을 만한 옷을 찾을 수 있다.'연출(www.n07.co.kr·02-554-3030)','예쁘제(www.kicastle.co.kr·02-323-1703)','조은날(www.choeunnal.com·02-3274-0001)','서진섬유(02-912-5940)' 등에서 5천∼2만원선에서 옷을 빌릴 수 있다.

◇사 입기='할로윈(www.halloween.co.kr·02-581-0381)','할로윈몰(www.seainnet.co.kr·02-3272-4822)'에서는 할로윈 관련 의상과 소품을 판매한다. 어린이 의상은 5만∼8만원선에서 살 수 있다. 천사 날개· 가면 등 소품만 구입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글=이경희, 사진=주기중 기자

dungle@joongang.co.kr

◇할로윈이란=고대 켈트족들은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1년에 한번씩 생전에 살던 집을 찾아온다고 믿었다. 죽은 이들이 잘 찾아오도록 배려하던 관습이 할로윈의 기원이다. 할로윈은 기독교가 전파된 뒤 '모든 성인(聖人)의 날 대축일(11월 1일)' 전야제로 자리잡았다. 미국·유럽 등지에서는 할로윈 데이 밤이면 마녀·해적·만화주인공 등으로 분장한 어린이들이 "trick or treat(과자를 안주면 장난칠거야)"를 외치며 집집마다 돌아다닌다. 우리 나라의 영어 유치원이나 학원은 대개 이 날 수업을 하지 않고 할로윈 파티를 연다. 조상들을 위해 불을 밝히고 음식을 차려 대접하는 우리의 제사 관습과 할로윈을 비교하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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