線을 끊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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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2면

★ 핫스팟을 우리 말로 하면 '뜨거운 곳'쯤 되나요. 무선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지역을 말하지요. 기지국 역할을 하는 AP(Access Point)를 깔면 반경 1백∼2백m 안에서 무선랜에 접속할 수 있답니다. 이 곳을 핫스팟이라고 해요.

무선랜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이론상으로 최대 11Mbps(초당 1천1백만개 데이터 전송)이지만 보통 4∼5Mbps정도의 속도가 난다고 해요.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보급형 초고속인터넷이 1Mbps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셈이죠. 하지만 핫스팟 안에서 무선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접속속도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어요. 도로에 차가 많이 몰리면 주행속도가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대학들이 몰려 있는 서울 신촌 지역. 종종 노트북PC를 켜고 모니터를 응시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리포트를 야외에서 쓰나?'

이렇게 생각하면 오해다.이들은 인터넷에 접속,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선 없이 인터넷 접속을 하는 무선(無線)인터넷 시대의 한 장면이다.

'인터넷 접속=유선(有線)'이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다. 무선랜 서비스의 보급이 활기를 띠기 때문이다.

올 초 시범 서비스 수준에 머물던 무선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상용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올 4월 1백20여명에 불과하던 가입자수가 7월 말 7천6백여명을 넘었고, 지난달 말에는 5만2천명을 돌파했다.

초고속망이나 전화선을 찾아 헤매지 않고도 이동하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서비스업체들은 대학가 등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곳을 중심으로 무선랜 접속이 가능하도록 서비스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가정·사무실 등 실내에서도 무선으로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상품이 개발되면서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무선랜 서비스가 가능한 '핫스팟'(Hot Spot ★)지역이 아직은 서울의 대학가·지하철역·호텔 등 특정 지역으로 한정돼 있다는 게 단점이다.

◇넓어지는 서비스 지역=전국 어느 곳에서나 무선으로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휴대전화를 하기 위해선 중계기나 기지국이 있어야 하듯, 무선랜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AP(Access Point)라는 중계장치가 설치돼야 한다. AP는 PC에 장착된 무선랜 카드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능을 한다.

이 AP를 설치하려면 상당한 돈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업체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예를 들어 대학·대형 서점·지하철역 근처 등에만 AP를 설치한다.

'네스팟'이라는 상표로 무선랜 서비스를 하는 KT는 대학가 등 전국 5천2백여개 지역에 무선랜 기지국을 설치했다. 하나로통신은 올 10월 현재 '애니웨이'무선랜 서비스를 위해 전국 5백50개소에 AP를 깔아 놓았다.

데이콤은 인천 신공항 등 50개 지역에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올 초에 한두 군데에서만 가능하던 것에 비해 서비스 지역이 넓어졌다.

◇무선랜 카드는 필수=무선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들고 다닐 수 있는 컴퓨터 즉, 노트북PC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무선랜 카드라는 주변장치를 갖춰야 한다. 옛 기종에는 무선랜 카드가 장착돼 있지 않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무선랜 카드의 가격은 5만∼20만원대.

최근 나오는 신기종 노트북PC에는 무선랜 카드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PC를 구입할 때 무선랜 카드가 장착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노트북PC가 없으면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통해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가정과 기업에서 무선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실외와 마찬가지로 AP가 설치돼야 한다. 국내 업체들은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쓰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더 내면 무선인터넷도 쓰게 하는 유무선 겸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집이나 사무실 안에서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가정 고객, 기업 고객, 외부 고객 등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가정 고객의 경우 가입 설치비와 기본료, 장비 임대료를 내야 한다. 가입 설치비는 3만원 정도. 기본료는 5만원대가 보통이다. 장비 임대료는 사용기간에 따라 5천∼1만원대. 기업 고객들도 가정고객과 마찬가지로 가입 설치비·기본료·장비 임대료를 내야 한다.

가입 설치비는 3만∼6만원선. 기본료는 무선회선 별로 다른데 3회선의 경우 10만원대다. 장비 임대료도 조금 비싸 1만∼2만원대다.

야외에서 서비스되는 무선랜은 기본료만 내면 된다. 하지만 기본료가 비싸다. 예를 들어 정액형은 월 2만∼3만원대. 종량형은 기본료 1만원에 분당 2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데이콤 서인호 팀장은 "최근 무선랜 서비스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서비스 업체들이 본격적인 장비 확보를 마치고 가입자 확보에 나선 만큼 무선랜 서비스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yoo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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