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농구:男농구 '역전 드라마' 中과 연장접전 끝 20년만에 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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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국 남자농구가 통쾌하게 만리장성을 넘었다.

한국은 14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5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중국을 1백2-1백으로 따돌렸다.이로써 한국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한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프로농구(NBA)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야오밍(2m26㎝)을 비롯,주전 평균 신장이 2m4㎝에 이르고,이번 대회 전 경기를 더블스코어 가까운 점수차로 이긴 중국에 승리했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여자농구가 탈아시아를 선언한 중국에 이길 경기를 하다가 76-80으로 져 동반 우승을 놓쳤기 때문이다.

남자농구 결승에서 한국은 4쿼터 5분쯤 68-73으로 쫓아갔다가 방성윤의 속공이 야오밍에게 블록당하고 연거푸 4실점, 점수차가 9점으로 벌어졌다. 승부가 기운 것처럼 보였을 때 김진 감독은 지역방어를 전면 강압수비로 전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가드 김승현이 중국의 약점인 포인트가드 리유웨이를 쥐어짜며 볼을 가로채고 그림 같은 패스를 속속 꽂았다. 종료 17초 전엔 터지지 않던 문경은의 3점슛으로 88-90으로 따라붙었고, 4초 전 현주엽(20득점)이 골밑 돌파에 성공해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냈다.

연장에서 서장훈(15득점)은 3점슛을 넣어 야오밍(23득점·22리바운드)을 골대 밖으로 끌어냈고, 현주엽은 이 틈을 이용해 골밑을 휘저었다.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리던 현주엽은 연장 종료 1분전 체력이 떨어진 야오밍을 앞에 두고 결승점을 넣었다.

한국은 초반 23-11까지 뒤졌지만 김주성(21득점)·전희철(20득점)의 분전으로 2쿼터에 점수차를 더 이상 벌리지 않았고 3쿼터 들어 파울트러블에 걸렸던 서장훈이 다시 나와 추격의 방아쇠를 당겼다. 김주성은 야오밍의 슛을 블록했고, 서장훈은 야오밍의 볼을 가로채면서 투혼을 불살랐다.

한국은 김승현(어시스트9)을 비롯한 이상민·신기성 가드진이 어시스트에서 19-6, 가로채기에서 12-4, 실책에서 9-23으로 중국을 압도했다.

한편 여자농구는 53-63으로 뒤진 채 시작한 4쿼터 김영옥의 3점슛으로 종료 4분여를 남기고 74-67까지 앞서나갔으나 중국의 수이 페이페이가 공격제한 시간에 쫓겨 던진 3점슛이 들어가 재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부산=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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