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폭탄테러]쇼핑 나간 한국인 자매 행방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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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희생자 중에는 한국인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9일 미국인 남편과 함께 발리에 입국한 문은영(31·여·부산 거주)씨와 여동생 은정(29)씨다.

13일 발리로 급파된 자카르타 주재 한국대사관의 이희성 영사는 국립 상을라병원 영안실을 찾아가 시신 2백21구를 일일이 확인했으나 문씨 자매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발리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생사 확인을 위해 필요할 경우 한국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리클럽에서 3㎞쯤 떨어진 발리인탄 비치 호텔에 4박5일 일정으로 투숙한 문씨 일행 세명은 휴가의 마지막 밤인 12일 오후 9시30분쯤 "쇼핑간다"며 쿠타 해변으로 나간 뒤 13일 낮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이들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었다.

자카르타 한국대사관 측은 은영씨의 남편인 대니얼 찰스 올슨(31·경남정보대 교수)이 사건 발생 직후 병원을 돌며 부인과 처제가 있는지 확인하다 오후 4시쯤 호텔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올슨은 "처와 처제는 잘 아는 미국인 여성과 함께 쇼핑하러 외출했으며, 사리클럽에도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씨 일행과 함께 여행한 관광객들은 "문씨 일행이 전날 밤에도 사리클럽을 찾았으며 '매우 즐거웠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사고 당일 클럽을 다시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수(48)발리 한인 회장은 "시신 대부분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여서 신원 확인이 힘든 것으로 안다"면서 문씨 일행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경찰은 치아 감식 기법도 동원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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