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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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개교 이래 여성 교수가 한명도 없는 서울대 법대의 학생들이 여교수 채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수 모두가 남성이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취지에서다.

법대 학생회는 건의서를 이번 주 학교 측에 내기로 하고, 이미 학생 3백여명의 서명을 받아놓았다. 학생회는 건의서에서 "균형적인 법 해석을 위해 여성의 관점에서 법을 소개해줄 여교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할 방침이다. 학생회는 또 여성부와 변호사단체·여성위원회 등에 학교 측에 촉구서한을 보내도록 건의하기로 했다.

서울대 법대의 여학생 비율은 현재 24%(3백56명)에 이른다. 하지만 전임교원(전임강사 이상) 33명 중에는 여성이 한명도 없다. 남학생인 이탄희(22·4년)씨는 "학생 중 4분의 1이 여자인데 이들의 고민을 나눠줄 교수가 하나도 없는 것은 문제"라며 "또 법문제 중 상당수는 성(性)과 관련돼 있는 만큼 여교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대 학생회장 박정은(22·여)씨는 "여성 교수 채용을 추진하는 학교본부와 단과대의 움직임에 대해 일부 해당 과목 교수들이 반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교수 채용을 꺼리는 학내 분위기가 조속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운찬(鄭雲燦)서울대 총장은 지난달 초 "여교수를 우선 채용하는 단과대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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