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기능大 前학장 '비자금 3억' 횡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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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산업인력공단 산하 대전기능대학의 전 학장 홍한수(57)씨가 학장 재직 중 부정한 방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쓴 혐의(업무상 횡령)로 지난 8월 파면된 뒤 검찰에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9일 공단 측에 따르면 지난 7월 洪씨 관련 비리 첩보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洪씨가 2000년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3억8천4백여만원의 별도 자금을 조성, 이중 1억9천7백여만원을 경조사비와 격려비 등으로 사용했음을 적발했다.

洪씨는 교직원들 명의로 계좌를 개설, 2000년 말부터 학교 본관 개·보수 공사를 하면서 계약 후 시공하지 않은 공사 대금을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9천여만원을 조성하는 등 주로 학교 시설 공사비나 물품 구매비·연구사업비 지급 과정에서 자금을 만든 것으로 감사 결과 나타났다.

공단 측은 洪씨와 함께 관련 교직원 3명을 파면·해임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비자금 조성·사용 과정에서 洪씨의 부당한 지시를 따른 혐의로 교수·교직원 19명을 정직·감봉하는 등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洪씨는 "조성된 돈은 모두 교직원 상조회비로 사용하는 등 학교를 위해 썼고 개인용도로는 한푼도 쓰지 않았다"며 "차명계좌를 만든 것은 번거로운 예산 전용 절차를 줄이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형사부는 관련자들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경위와 지출 용도 등을 조사, 혐의가 확인될 경우 모두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공단은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 23개 기능대학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다. 기능대학은 다기능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산업인력공단이 설립한 2년제 전문기술교육기관이다.

임봉수·김원배 기자

lbso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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