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건설기계 강치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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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볼보건설기계코리아 창원공장 연구개발센터 강치훈(30)씨의 별명은 '자격증 수집광'이다.

姜씨는 7개의 중장비 기사 자격증(굴착기·지게차·휠로더·크레인·롤러·불도저·모터그레이드), 6개의 면허증(2종 원동기형 자전저, 2종 소형, 1종 보통, 1종 대형, 트레일러, 레커)에다 최근 따낸 동력 수상레저 조정 2급 자격증까지 모두 14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장 능력을 증명해 주는 자격증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말했다. 姜씨는 1989년 경남 함안에서 고교 재학 시절 처음 굴착기 기사 자격증을 땄다. 어릴 때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고, 뭐든지 뜯어봐야 직성이 풀렸다. 집에 있는 농기계도 여러번 그의 손을 거치며 분해와 조립을 반복했다.

자격증 수집에 가속도가 붙은 것은 95년 회사에 입사해서부터. 기계를 만드는 회사였기 때문에 실습장비가 충분히 있었다. "먼저 관련 서적을 읽고 기초적인 원리를 배운 뒤 회사에 있는 장비로 실습했습니다. 잘 모를 때는 동료들에게 물어보며 장비를 다루는 감을 익혔죠."

그는 휴일도 제쳐놓고 자격증 공부에 매달렸고, 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행 버스에 자주 몸을 실었다.

"휴일도 없이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느라 몸은 힘들었죠.그러나 자격증을 손에 쥐면 피곤이 단번에 사라졌습니다."

姜씨는 99년 지금은 부인이 된 이외경(30)씨를 사귀면서 천생연분(天生緣分)이 라는 생각을 했다. 李씨도 수판셈·부기·워드프로세서·조리사 자격증을 지닌 '자격증 매니어'였다. 현재 부부가 가진 자격증은 모두 18개다. 姜씨는 장기적으론 법무사 시험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이제는 누가 얼마만큼 배웠는가보다 얼마나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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