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책임자가 말하는 성공비결] 무쏘 스포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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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9면

9월 초 시판에 들어간 르노삼성의 1천5백㏄급 준중형차 SM3와 쌍용의 무쏘 스포츠가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보이면서 국내 자동차시장에 돌풍을 몰고 오고 있다. 처음 나왔을 때 판매가 반짝하는 '신차 효과'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두 차의 개발 담당자에게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쌍용차가 내놓은 무쏘 스포츠가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9월 초 신차 발표회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디자인이 산뜻하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기존 무쏘의 뒷부분을 잘라낸 우스꽝스런 모습','픽업 트럭치곤 비싸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막상 시판이 시작된 뒤 고객들에게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예약이 1만9천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달 생산 능력이 3천여대인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중인 쌍용차가 렉스턴에 이어 또 한번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무쏘 스포츠의 개발을 총괄한 최형탁 이사는 성공의 비결을 '틈새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실용적 디자인'에서 찾았다.

崔이사는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새로운 스타일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구미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해 5월 개발에 착수했다"며 "자전거·웨이크 보드 등 레저용품뿐 아니라 냉장고까지 실을 수 있는 실용성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무쏘 스포츠는 무쏘 차체를 기본틀로 해서 개발된 국내 첫 SUT(Sports Utility Truck)다. 한 가족 다섯 명이 타고 뒤칸의 화물 적재함에는 레저장비·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 적재함 때문에 어색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이명학 상품디자인팀장은 "우리나라 주차시설을 감안해 만들다보니 적재함을 짧게 만들 수 밖에 없었다"면서 "뒤에서 보면 기존 차량에서 볼 수 없는 세련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튜닝 업체들도 무쏘 스포츠 출시를 반기고 있다. 플라스틱 등을 소재로 만든 적재함 덮개가 이미 팔리고 있다.

무쏘 스포츠는 1t 이하 소형 화물차로 분류돼 혜택이 많다. 특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고, 자동차 보유세가 연간 2만8천5백원에 불과하다. 절묘한 절세 상품인 것이다.

승용차의 편리함도 많이 갖췄다. 실내 인테리어 및 편의장치는 고급형 무쏘의 사양을 이어받았다. 화물차여서 충돌 테스트를 받을 필요가 없었지만 회사측은 30여대의 차량으로 충돌시험을 하는 등 안전에도 역점을 뒀다.

김진용 프로젝트 관리팀 부장은 "승용차 수준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4백50억원의 개발비를 투여했다"며 "승용차 보유자가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차로 인정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SUT란=4∼5년 전부터 세계 자동차시장에 크로스오버(복합)·퓨전 바람이 불면서 생긴 새로운 개념의 차량이다. SUV에 트럭이 결합된 차로 1999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소비자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평택=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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