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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가이드] 김기영 감독 1960년작 ‘하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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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됐던 ‘하녀’의 원조 작품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EBS 한국영화특선은 2일 밤 11시10분 고(故)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를 방영한다. 김진규·엄앵란·이은심 등이 출연했던 ‘하녀’는 김 감독의 ‘여자 시리즈’의 출발이자 대표작이다. 이들 연작은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감독의 영화가 표현주의적 조명과 세트, 문어체투의 대사 등 당시 주류 영화의 관습들과 거리를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시대 반영이 뒷받침돼서다.

동식(김진규)이 신문기사를 읽는 프롤로그로 시작해서, 에필로그에서 관객에게 말을 걸며 여태까지의 내용이 ‘픽션’이었음을 드러내는 액자식 구성은 검열에 대한 의식, 혹은 관객에게 허구와 현실을 구분해주려는 안전장치로 보인다. 재봉틀 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내와 아이들이 상주하는 1층과 낯선 젊은 여성들의 공간(피아노 방과 하녀 방)인 2층, 이 둘을 연결하면서 구분하는 계단 등 영화적 공간 구성에 주목할 만하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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