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전국대학평가] 사립대 기부금 규모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올해 평가 대상에 포함된 국내 98개 사립대가 지난해 거둬들인 기부금 총액은 8천5백7억원이다. 대학마다 평균 86억8천만원의 기부금을 받은 셈이다.

연세대가 전년보다 1백41억여원 늘어난 8백28억원,고려대가 92억여원 늘어난 7백60억원으로 기부금 총액 1, 2위를 달렸다.

국내 대학의 기부금액은 해마다 느는 추세다. 그러나 외국 대학과 비교하면 아직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미국 하버드대의 경우 지난해(2000년 9월∼2001년 6월)에만 6억8천3백만달러(약 8천2백억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국내 사립대 전체의 지난해 기부금 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외국 대학들은 기부금을 대학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쏟아붓는다. 미국 MIT의 경우 2000학년도 운영 예산 중 기부금(2억3천만달러)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등록금(2억5천만달러) 규모에 육박할 정도다.

반면 국내 사립대들은 대학 운영 예산의 70% 정도를 등록금에 의존한다. 장기적인 대학 발전을 위한 투자자금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국내 대학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여입학제 도입을 통한 기부문화 활성화를 촉구하는 대학 사회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평가팀이 평가기간 중인 지난 7월 전국 76개 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5%에 해당하는 57명의 총장이 기여입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28명은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즉시 도입'을 주장한 총장도 절반을 웃도는 29명이나 됐다.

특히 지방대 총장들이 의외로 적극적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지방대 총장 47명 중 66%(31명)가 기여입학제 찬성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는 기부금이 명문대에 집중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이유로 지방대들은 기여입학제에 시큰둥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