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론, 네티즌에 물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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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 정책과 관련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일에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금리 인상 말고는 지금의 과잉 유동성을 잡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가계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물가가 불안하다고 한은은 진단하고 있다. 더구나 싼 이자에 쉽게 돈을 빌려 집을 장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집값에 거품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대출금을 못 갚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지 않다. 서민들은 늘어날 이자 부담에 걱정이 앞선다.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www.joins.com)에서 최근 금리 인상론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금리 인상에 손을 드는 측은 과열된 소비 심리와 부동산 거품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D 'happyicome'은 "통화량이 늘어나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시중 자금의 흐름에도 왜곡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통화량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며 "특히 연말이 다가올수록 자금이 많이 풀리게 마련인데 지금부터라도 단계적으로 호흡을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igi0001'도 "집값이 많이 오른 원인은 금리가 낮아 막대한 돈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거둬내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속담이 떠오른다는 'lhr7289'는 "그동안 쉽게 돈을 빌려 헤프게 써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며 "과열된 소비 심리와 빚 내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습성을 빨리 잡아야 한다"고 했다. 'tellme5'는 "이자가 높을 때보다 오히려 지금처럼 이자가 낮을 때 부익부 빈익빈의 격차를 더 느낀다"며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반면 유보적인 측은 중소기업의 자금난과 서민 가계가 받게 될 고통을 우려했다.

'gombi69'는 "금리 인상이 유동성을 조절할 수는 있겠지만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킬 게 뻔하다"며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가 최근에야 다 갚았다는 'new1995'는 "빠듯한 살림에 빚이라도 내야 겨우 집 하나 장만할 수 있는 게 서민들의 형편인데 금리가 크게 오르면 정작 서민들만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화명 'highworld'는 "이자 몇 푼 올린다고 왜곡된 주택시장이 원상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도리어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 그동안 빚내서 주택을 구입한 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djyom'은 "현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또 다시 수많은 개인 파산을 불러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ahochu'는 "돈을 풀면 있는 사람 주머니에 들어가고, 회수하면 없는 사람 주머니에서 나가는 게 현실"이라고 푸념했다.

김동선 기자 kde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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