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수 패만 黑이 이긴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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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제8보

(143~179)=전보에서 말한 대로 백가 치명적인 일격이어서 흑은 A로 이을 수 없다."승부가 난 것 같다"고 검토실은 말한다. 형세가 기운 이후 이세돌3단은 참으로 날카롭고 매서운 저항을 거듭해왔으나 이 대목에 이르러선 더 이상 버틸 기운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李3단의 패전 소식에 몇시간째 새 왕자의 탄생을 고대하고 있던 TV 카메라맨들도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세돌의 항전은 정작 이때부터였다. 그는 최후의 일각까지 버텼다. 알고보니 바둑도 검토실의 계산보다는 차이가 작았다.

우선 좌변에서의 143~147은 교묘한 맥점.

백이 젖혀 잇는 것이 선수임을 감안할 때 흑은 두집을 벌고 있다. 그 다음 149는 '참고도1'을 원한 것. 이 코스라면 바둑은 아주 미세해진다.

李왕위는 150에 붙여 흑의 넘기를 선수로 막으려하고 흑도 필사적으로 버텨 157부터 패가 시작되었다. 157로 '참고도2'처럼 잇는 것은 백2, 4로 즉시 판을 걷어야한다.

흑도 이 패만 이긴다면 승산이 있다. 그러나 팻감 때문에 171, 177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해가 쌓이고 있다. 그것이 결국 치명적인 독이 되었다(158·161·164·167·170·173·176·179는 패때림).

박치문 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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