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입 재수생 강세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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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3일 실시된 수능모의평가 결과 재수생의 평균 점수가 재학생보다 고루 높게 나타남으로써 올 대입에서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재수생의 강세가 예상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4일 모의평가 채점 결과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평균 점수에서 ▶인문계 58.7점▶자연계 72.1점▶예체능계 54.6점이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재수생 평균 점수는 유달리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높았으나 재학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올 수능에서 재수생-재학생간 점수 격차가 상당히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의평가 결과는 25일 응시자 52만4천6백59명(재학생 43만6천1백41명·재수생 8만8천5백18명)에게 개별통지된다.

◇더 벌어진 재수생·재학생 격차=가장 큰 격차를 보였던 지난해 수능보다 더 벌어져 상위 50% 재수생의 평균 점수가 상위 50%의 재학생보다 인문계는 22.7점, 자연계는 28.9점, 예체능계는 23.5점 높았다.

상위 50%는 4년제 대학 진학이 가능한 그룹으로 이들이 이번 평가에서 얻은 총점은 ▶인문계 2백63.4점▶자연계 2백90.7점▶예체능계가 2백6.2점이다.

지난해 수능보다 각각 9.2점, 15.7점. 12.5점씩 낮아졌다.

전체 응시생 총점 역시 인문계 2백6.4점, 자연계 2백33.1점, 예체능계 1백60.4점으로 4.5∼6.3점씩 떨어졌다.

1등급(변환점수 기준 상위 4%)은 인문계가 3백48.17점, 자연계 3백58.89점, 예체능계 3백4.95점으로 인문계는 지난해 수능보다 3.74점 높아졌고 자연계와 예체능계는 조금씩 낮아졌다.

영역별로 볼 때 언어와 수리영역은 지난해 수능 성적과 비슷했으나 과학탐구에서는 상위 50% 집단의 평균 성적이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9.2점 낮아졌고 사회탐구와 외국어 영역도 성적이 낮아졌다.

이에 대해 평가원측은 "모의평가가 수능을 2개월 앞두고 실시돼 수험생들이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실제 수능의 난이도와 같다고 볼 수 없으므로 수험생들은 실망할 필요가 없다"며 "평가결과를 분석해 과학탐구 등의 난이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불안에 빠진 고3 교실=고3생들의 학력이 재수생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일선 고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용문고 3년 申모(17)군은 "우리가 재수생보다 성적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차이가 큰 줄은 몰랐다"며 "아직 실제 수능시험까지 한달여 기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다들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상문고 3년 담임인 金모 교사는 "재학생의 성적 열세는 매년 있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더 심한 것 같다"며 "벌써부터 재수를 결심한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고3 재학생들은 상위권 재수생들이 인기학과인 의대·법학과·경영학과 등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고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며 "상위권 재학생은 문제풀이 중심, 중하위권 재학생은 내용 정리와 취약단원 보강에 힘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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