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이영욱 연세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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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천문우주 분야는 한국이 세계 최고입니다."

국내 연구기관 최초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공식 파트너로 은하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장 이영욱(李榮旭·41·천문우주학·사진)교수. 세계 최고의 우주 개발기관인 NASA에서 인정하는 세계적인 두뇌다.

그동안 많은 국내 연구기관이 NASA와 공동 연구를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같이 콧대 높은 NASA와 李교수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은하진화탐사선(GALEX)을 우주로 쏘아 올려 은하의 나이와 생성과정을 밝혀내는 것이다.

"우리는 은하진화탐사선과 같은 우주관측위성을 직접 만드는 기술 뿐만 아니라 우주의 나이와 생성과정을 밝히는 핵심 기술도 갖고 있습니다."

1998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서 李교수가 이끄는 16명의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은 세계 최고의 학술적 성과와 기술력을 자랑한다. 연구단 중 4명은 이번 프로젝트의 본부인 미국 패서디나의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 상주하고 있다. 나머지 12명은 매주 화요일 오전 1시 미국 현지 연구진과 원격회의를 통해 내년 2월 위성발사에 필요한 분야별 진행 성과를 발표한다.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에 미국 밖에서 외국 연구진이 참여한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아시아 차세대 리더 중 '아시아 기술혁신 공로자'라는 별도 호칭을 받은 그는 미국 예일대 유학 시절부터 세계 천문우주학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천문학 석·박사 과정을 4년 만에 끝내 학계를 놀라게 했고, 90년 예일대 우수 박사학위 논문상을 받은 데 이어 NASA에선 29세의 젊은 나이에 허블펠로십을 받았다.

"한국의 총체적인 과학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70% 정도입니다. 이것도 국가자원이라곤 인력 밖에 없다고 생각한 정부가 70년대에 과학자를 우대한 결과입니다."

李교수는 "최근과 같은 이공계 지원 인력 감소 현상이 지속되면 다시 과학 후진국이 될 수도 있다"며 "과학 후진국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으려면 노력에 상응하는 사회적 대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경제연구소 기자

e-new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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