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에 '性域'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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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무명의 여성 골퍼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대회의 출전권을 따냈다.

올해 35세의 가정주부이자 미 코네티컷주 블루 폭스 런 골프장의 헤드프로인 수지 왈리는 18일(한국시간) 엘링턴 리지 골프장(파72)에서 열린 PGA 코네티컷 지역 챔피언십 최종일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백11타로 남자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내년 PGA 투어 그레이터 하트퍼드 오픈의 출전권이 부여된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대회에는 여자들만 출전할 수 있으나 PGA 투어의 경우 일부 오픈대회에서 여자들의 도전도 받아준다. 그러나 여성 골퍼들은 남성 골퍼들에 비해 샷 거리에서 크게 뒤지기 때문에 입상은 고사하고 출전권을 얻기도 극히 어렵다.

LPGA 투어는 코스 길이가 5천7백m 안팎이지만 PGA 투어는 이보다 5백m 이상 길어 샷 거리가 짧으면 좋은 성적을 내기가 힘들다. 정상급 여성 골퍼들로서는 쉽게 상금을 따낼 수 있는 LPGA를 마다하고 PGA에 도전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PGA는 마치 남자골퍼들의 대회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몇몇 여성골퍼들이 그동안 PGA 투어에 도전장을 내밀어봤지만 모두 무위에 그쳤다.

LPGA 투어에서 통산 41승을 거둔 베이브 자하리아스가 전성기 시절 US오픈에 출전한 기록이 있으나 80타대를 기록해 컷오프됐고, 장타자로 유명한 로라 데이비스도 유럽투어인 조니워커 클래식에 출전한 적이 있는데 역시 중도 탈락했다.

실력은 투어프로 못지 않지만 전국 각지를 떠돌아다니는 게 싫어 특정 골프장 헤드프로로 일하면서 지역대회에만 가끔씩 출전한다는 왈리는 "남편과 상의해 그레이터 하트퍼드 오픈에 출전할 것인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

carolina@joong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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