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마바둑계의 신화' 기쿠치 야스로(菊池康郞·73)아마8단이 프로제자들을 이끌고 내한했다. 기쿠치는 일본이 자랑하는 '4천왕'중에서 최고의 실력자로 알려진 인물. 아마추어 본인방전에서 13번, 아마명인전에서 9번 등 22번 우승했고 7년전엔 66세의 나이로 세계아마바둑대회에서 우승한 놀라운 경력을 갖고 있다.
20여년 전 일본 바둑계의 중흥을 위해 도쿄에 '녹성(綠星)도장'을 설립한 뒤 40명의 프로를 배출했다.바둑TV가 주최한 '한·일 신예 대격돌' 현장에서 만난 기쿠치 아마8단은 현재 제자가 1백70여명이라고 했다.한국의 강함을 배우기 위해 올해로 3년째 제자들을 데리고 한국에 찾아온다고 말했다. 일본기원이 할 일을 70대의 늙은 아마추어가 하고 있는 것이다.
기쿠치는 올해도 젊은이들을 꺾고 일본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얼마 전 끝난 아마 본인방전에선 결승까지 올라 반집차로 패해 준우승에 머무르기도 했다.
일본바둑이 후진 양성에 실패한 탓에 오늘의 비극을 맞고 있지만 최근 '고스트 바둑왕'의 대히트로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희망적인 언급도 잊지 않았다.
"세살 때 시작해 70년간 바둑을 배워왔습니다. 바둑은 생애의 친구이며 놀이에 불과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바둑을 다음 세대에도 계속 이어가게 하는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키야마 지로(秋山次郞)8단 등 5명의 기쿠치 제자들은 대국 자세와 예절이 매우 뛰어나 찬사를 받았는데 바둑TV에서 김원도장 소속의 프로들과 대국해 4승1패로 이겼다. 삼성화재배 본선에 올랐던 박진솔 초단 등 5명이 나선 김원도장측은 도장에서의 대결에선 압승했는데 TV 대결에선 그만 일본에 지고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