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수사팀’ 사실상 좌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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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법무부는 부장검사급 이하 459명에 대한 인사를 26일 발표했다. 다음 달 2일자로 실시되는 이번 인사의 특징은 특수 수사 역량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올 하반기에 대대적인 사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명단 28면>

우선 서울중앙지검의 특수 수사를 지휘하는 3차장에 중앙지검 특수2부장 출신의 윤갑근 수원지검 2차장이, 대검 수사기획관에 중수부 중수1과장을 지낸 우병우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이 발령됐다. 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에 이동열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이 임명되는 등 이른바 ‘특수통’ 검사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이와 함께 특수 수사 경험이 풍부한 강찬우 수원지검 1차장과 문무일 인천지검 1차장 등이 대검 선임연구관에 발령받았다.

지난 번 인사에서 전문성이나 경험을 크게 중시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할 때 큰 변화로 지적되고 있다. 공안 분야에서도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공상훈 서울고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부임했다. 조희진 고양지청 차장검사는 천안지청장에 임명돼 최초의 여성 지청장이 됐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팀이 사실상 좌천됐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5만 달러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올해 1심에서 무죄가 났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권오성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은 인천지검 형사3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사를 지휘했던 김주현 3차장 검사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으로 배치돼 함께 선두그룹을 이뤘던 동기들에 비해 상대적 불이익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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